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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작가/필름사진

필름 카메라

by 저널리 2016. 10. 21.



내가 좋아한다고 여겼던 많은 것들이 지루해 진 때가 있었다.

특히나 아끼던 <사진>이 흥미를 끌지 못하자 나는 당황스러웠다.

지나고 보니 마음이 원인이었지만, 늘 그렇듯 바로 알지 못한 채 다른 방법들을 찾았다.


사진이 너무 쉬워져서 그런가 싶었다.

카메라만 갖다대면 알아서 초점과 빛을 조절하는 자동식 사진과,

너무나 쉽게 찍히고 잊혀지는 휴대폰 카메라의 길들여진 탓인가 했다.


때마침 시도해볼까 고민하던 필름카메라, 그것도 기계식 카메라를 알아보고 또 알아봤다.

수 많은 경험의 글들이 관리비와 번거로움, 쉽지 않은 난이도를 이야기했지만 내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결국 종로까지 찾아가 구입해버렸다.

답답한 마음을 가눌 길이 없어 저지른 것이기에 '구입해버렸다'는 말은 꽤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막상 손에 들고 보니 꽤나 무거웠으나 그 무게만큼이나 육중한 셔터소리가 마음에 들었다.

무언가를 고민하다가 선택하는 과정도 좋고,

그 선택이 카메라여서 더 좋았다.


'내 필름카메라가 생겼어! 내 수동카메라가 생겼다고!!' 라며 기뻐하는 반나절의 시간이 지나고,

카메라를 좀 안다고 생각했지만 감으로 아는 것과

머릿속으로 노출, 셔터속도, 조리개 등을 모두 구상하여 찍는 건 차원이 달랐다.

도무지 이 기계는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는 생각했던 결과를 얻을 수 없었다.

작정하고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공부하기 시작했다. 

꾸준히 찍지 않으면 이 개념들은 머릿속을 표류하다 사라져버리겠지만,

그래도 책을 읽기 전보다는 훨씬 분명하게 정리가 되었다.


좋아하는 만큼 잘 알지는 못하지만 사진을 참 좋아하고,

'사진을 찍는 순간'을 가장 사랑하지만,

(허접한 실력임에도) 절대 사진으로 먹고 살고 싶지는 않다고 생각하기에, 그저 그런 사진만 남을지도 모른다.

나만 아는 시선과 공간만 신이 나서 찍어댈 지도 모른다.

근데 그거면 될 것 같다. 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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