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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내일로

2013 여름 내일로 (1) 준비

by 저널리 2015. 4. 29.

블로그에 처음 이사와서 올리는 글이 내일로, 그것도 2013년 여름의 내일로 여행이라는 사실이 뭐랄까.. 우습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고 그렇다.

그럼에도 이 여행을 시작으로 하는 이유는.. 블로그를 하고는 싶은데 이게 아니면 도저히 다른 뭔가를 올릴 엄두가 나지 않아서이다ㅠㅠ

잊고 있다가 이제서야 올리는 게 아니라 2013년 가을부터 꾸준히 미뤄오다가 이제서야 올리는 것 :)

부지런한 게으름뱅이의 블로그가 드디어 시작되었다 :)








#1 

다니던 학교를 휴학한 채 시간을 낭비하다가 가고 싶은 분야의 학교를 발견하여 시험준비를 하고,

시험을 치른 뒤에 20대가 된 순간부터 벼르고 벼르던 내일로 여행을 가기로 했다.

당연하게 시간은 충분했고, 다행히도 돈이 있어서 생각보다 쉽게 떠날 수 있었다.

떠나는 것에 있어서 내일은 너무 늦으니깐.











#2

날짜는 다들 학교와 직장으로 돌아갈 시기인 9월 첫주로 정하고, 준비를 시작했다.

도서관에서 내일로 관련 책 2권을 고른 뒤 정독하며 나에게 필요한 내용을 따로 정리했다.

-『청춘 내일로_박솔희』(2011)

-『내일로 기차로_권다현』(2011)

현재는 개정판이 출판되었으니 그걸 참고하는게 좋을듯:)





따로 정리한 노트는 그냥 연습장이 아니라 내일로 책과 더불어 내 여행의 일기장이 되어줄 '내일로 노트' 

원래 쓰던 일기장을 가져가도 상관없지만..

짧은 일정이라도 가벼운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과 구별된 노트를 쓰는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준비했다.

실제로 나의 무계획 여행에 큰 도움이 된 내일로 책과, 거의 모든 기억을 담고 있는 일기♥_♥













#3

내일로 여행 계획을 세우는데 있어서 가장 큰 틀은 날짜와 예산, 여행지 정도로 꼽을 수 있는데, 나의 경우 여행지가 문제였다.

책에서는 3-4곳의 시단위를 정해 명소들을 찾아 여행하는 것이 좋고,

가장 가고 싶은 곳의 순위를 매겨서 여행지를 정한 뒤 세부적인 코스를 짜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의 경우 이미 살아오면서 국내 여기저기를 많이 다녀본 인간이라 딱히 가고 싶은 곳이 없었다.

제한된 시간과 동선 내에서 기차가 닿는 여행지를 선택해야 하기 때문에 더 어려웠는지도 모르겠다.

당시 아이폰 버전에서는 사진을 찍은 장소를 지도로 볼 수 있었는데, 최근 2년내에 갔던 곳만 해도 이정도였다..




책이나 내일로 후기를 보며 고르고 고르다보니, 예상외로.. 남들 다가는 내일로 여행지로 루트가 정해졌다ㅎㅎ

결과적으로 제대로 여행한 곳은 ★  전주 - 부산 - 경주 - 강릉  ★

나중에 전라도 지역만 다시 따로 가봐야겠다는 다짐과 함께 루트 완성!












#4

여행을 갈 때 큰 고민 중 하나는 바로 짐!!!!!!!

일주일도 안되는 시간이지만 누구의 말처럼 내가 이고지고 다닐 만큼 필요한 것들인가?에 대해 고민이 되는 건 사실이다.

큰짐은 맡겨두고 다닐 수 있긴 하지만 결국 짐은 짐이고, 굳이 '필요할 지도 모르니깐~' 들고 가는 건 없는게 좋다.



-배낭. 크로스백

-옷 (티셔츠3 바지2 속옷 양말3 잠옷 모자 가디건)

-세면도구 (칫솔 치약 수건1 스포츠타올1 샴푸 린스 바디워시 로션 클렌징)

-화장품 (선크림 수분크림 등등)

-약 (비타민 대일밴드)

-휴대폰. 휴대폰충전기. 이어폰. 카메라. 카메라 배터리충전기. 메모리카드

-티켓. 신분증. 현금. 교통카드. 체크카드

-일기장. 내일로 책. 필기도구

-지퍼백. 안경통. 안경. 렌즈. 렌즈액. 우산. 손수건. 머리끈. 책. 팔찌. 빗. 청첩장


1) 배낭은 내가 메고 다니기엔 너무 큰 사이즈였다..

2) 입은 옷이 하루의 기분의 좌우하는 편이라..일단 쟁여갔다ㅎㅎ 

3) 긴머리에 숱도 많아서 수건걱정을 했지만.. 이러나 저러나 안마르는 건 똑같다 부들부들

   그러고보니 드라이기 없이 살았네.. 그 머리를 어떻게 말렸던 걸까ㅎㅎㅎㅎㅎㅎ

4) 감기 따위가 걸릴 거라는 생각을 못해서 튼튼한 몸을 믿고 갔는데 첫날부터 감기에 걸려서 감기약 사먹었다ㅋ

5) 책!!!!! 책 따위를 왜 들고 갔을까. 책이 문제가 아니라 책 선정을 실패해서 괜한 짐이 되었다...

6) 우산.........은 잘 챙겨갔으나 중간에 이제 비 안오겠지하고 택배 부쳤는데 다음날 비옴비옴..

7) 시계, 샌들은 없어서 아쉬웠다. 운동화가 젖어서.. 슬리퍼를 사긴 했지만 엉엉

8) 고릴라삼각대를 참 사가고 싶었지만 사치같아서 그냥 갔는데 폰셀카로 충분한 것 같다. 

   요즘은 셀카봉(부들부들)이 있어서 상관없으려나ㅋㅋ













#5

사실 이렇게 장황하게 정리해 놓으면 착착 계획적으로 준비해서 알차고 행복한 여행이었던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짐은 하나도 안싸두고, 전날 늦게까지 놀다가 첫날 아침에 늦게 일어나고..

심지어 손님오신다고 청소하고 가라셔서 정리까지 다 하고 출발했다ㅋㅋㅋㅋㅋ

그래서인지 엄마는 얘는 왜 도서관가는데 짐을 저렇게 싸가나 했다고ㅋㅋㅋ

어머니 저 여행가요 뱌뱌


그리고 원래 부산은 동생 면회갈 때 가려고 일정에 있지도 않았었는데 가는 도중에 그냥 급 등장ㅋㅋㅋ

다른데는 가기 싫으니까 부산이나 가볼까 하고ㅋㅋㅋㅋㅋ


엉망진창 무계획에 먹고 놀곳도 잘곳도 가는 기차에서 정했던 내일로여행 :)

스마트한 시대의 9월 첫주라 가능했던 짓이지..

한창 때 이러면ㅋㅋㅋ 네 망합니다. 폭망이예요.




두 탕을 뛰며 신나게 놀면서도 다음날 갈 여행에 두근두근 했던 내일로 하루 전날을 회상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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