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가지러 다카야마로 가는 기차
배차시간에 시간이 애매해져 편의점에 들렀다.
말로만 듣던 오로나민씨! 뚜껑모양이 독특하다.
히다후루카와로 갈 생각에 들떠 있는데 창 밖으로 지브리 영화의 장면들이 지나갔다...
지브리... 실사였구나..!
아무리 보정을 해도 원본이 제일 나아서 밝기만 조절했다.
아이폰 라이브포토로 찍은 거라 동영상으로도 추억할 수 있는 장면ㅠ_ㅠ
오로나민씨와 편의점에서 샀던 유부초밥.
편의점 유부가 이렇게 맛있어도 되나요
5시쯤 도착한 마을에선 햇빛이 더욱 깊어지고 있었다.
정갈한 숙소.
담요에 가까운 이불이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여름이라 그런가보다 했다.
숙소에 짐을 놓고 잠깐 구경한 뒤 역 앞에서 본 사진관으로 달려갔다.
10통을 준비 해 왔지만 왠지 필름이 부족할 것 같은 압박감이 들어서 살 수 있을까하고.
다행히 후지필름을 판매하고 있었다!
필름하니까 생각나는 것 하나.
일본 여행 후 가족들과 남해에 내려갔었다.
여행 땐 늘 들고 다니는데 시골에 가는 거니깐 없어도 될 것 같아서 두고 온 필름카메라가 너무나 절실해졌다.
읍에 있는 몇몇 사진관에 일회용 필름카메라가 있지 않을까하여 다 돌아다녔는데 없었다.
한 사장님은 요즘 누가 필름카메라를 쓰냐며, 다 휴대폰으로 찍고 바로 뽑는다고 옛날사람 취급을 하셨는데ㅋㅋㅋㅋㅋ
예 여기있습니다 그 사람ㅋㅋㅋ
다행히 오래된 문구점에서 오래된 일회용카메라를 살 수 있었고 남해에 있는 동안 즐겁게 사진을 찍었다.
다만 그 사장님의 말이 너무 웃겨서 계속 기억에 남는다:)
마을이 크지 않아 걸어다니기에 좋긴 하지만 해가 지기 전 조금이라도 더 둘러보고 싶어서 자전거를 찾아나섰다.
역에서 멀지 않은 택시 업체에서 자전거를 대여할 수 있었는데 자전거 자체에 잠금장치가 있는 것을 처음보고 격한 감탄을 했다..!!
자전거를 대여할 때 장부에 뭔가를 적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안난다..
이용료는 후불제.
언니에게 일본에서의 자전거는 차와 마찬가지라고 듣고 와서 자전거 하나 타는데 왠지 모를 긴장감이 들었다.
게다가 이 곳 사람들은 숨막힐 정도로 차선과 방어운전을 잘 지키시니까 괜히 내가 물 흐리는 미꾸라지가 될까봐 걱정도 되고.
하지만 자전거를 타자 햇빛과 바람이 너무 좋아서!! 영상을 찍었다...
한 손 운전 죄송합니다.. 고프로 같은게 없어요ㅠㅠ
강가로 가니 시야가 트이면서 노을이 보였다.
빛이 너무 좋아서 자전거를 세워두고 계속 감탄만 외쳐댔는데 지는 해를 멈춰두고 싶을 정도였다.
내가 행복한? 즐거운? 정도를 아는 기준이 하나있다.
사진첩 속의 사진 수와 그 표정.
얼마나 자주 찍는지 얼마나 자연스러운 표정인지에 따라 내가 그 때를 어떻게 느꼈는지 알 수 있는데,
나를 잘 돌보지 못할 때면 사진첩이 비어있거나 필요에 의해 찍은 사진만 가득하다.
이 날 오후의 사진 속 나는 그 어느 때보다 밝고 자연스러운 웃음이 가득하다.
다시 보는 내가 다 기분이 좋아질 만큼:)
바닥의 물웅덩이가 거울인 줄 알았다.
그 빛을 온전히 담아보고 싶었는데 쉽지가 않네
곳곳에 비치는 노을빛♥︎_♥︎
히다후루카와는 조용한 마을이지만 4월의 축제기간에는 아주 화려하고 역동적으로 변한다고 한다.
이건 후루카와 축제때 사용하는 야타이(장식 마차)를 보관하는 곳이라고.
택시기사님께 노을이 잘 보일 만한 곳을 여쭤보니 아마 신사 쪽이 아닐까 하셨다.
예상한 답변이었지만 역시 높은 곳이 가장 나은 것 같아서 해가 넘어간 뒤 올라왔다.
시라카와고에서 들었던 벌레들의 울음소리.
들을 때마다 모노노케 히메의 하얀 코다마들이 떠오른다
사실 난 깍깍이들이라고 불렀는데.. 찾아보니 코다마 라는 이름이 있다.
히다후루카와의 밤
가로등이 있긴 하지만 시골이라 꽤 어둡다
무작정 꽤 멀리까지 걸어가다가 너무 어두운 밤 거리라 다시 돌아왔다.
숙소로 돌아와 이불에 누워 사용했던 필름을 적으며 줄을 세워보기도 하고,
대체 그 영화는 무슨 내용이길래 이 동네가 나오는 건지 궁금해서 다운받아 봤다.
덕분에 하루치 와이파이를 다 쓰고 취침시간도 늦어졌지만.. 영화가 너무 재밌잖아!!
내용은 만화니까 재밌게 봤고 작화가.. 와우.. OST도 너무 좋았다.
그리고는 생각했다.
내가 그렇게 시골에 들어와 누워있구나ㅋㅋㅋ 신난당
'♪ > 2017 일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행 5일차 - 구조하치만으로 (1) | 2018.08.08 |
---|---|
여행 5일차 - 맑고 예쁜 마을 (0) | 2018.08.03 |
여행 4일차 - 반할 만한 히다후루카와 (0) | 2018.07.02 |
여행 4일차 - 다카야마, 두 번째 아침 (0) | 2018.06.27 |
여행 3일차 - 또 다른 다카야마 (0) | 2018.06.0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