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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일본

여행5일차 - 구조하치만에서의 밤

by 저널리 2018. 8. 9.






#1

여행 마지막 밤인데 어디서 무얼 먹을까하고 식당거리를 기웃거렸다.

여름축제가 유명한 곳이라 산골치고 음식점이 많았는데 일본어를 못하니 슥 보고는 알 수가 없더라..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유명한 관광지인듯)

아이폰 기본 지도어플에서 음식점을 검색하면 트립어드바이저와 연결된 맛집들이 뜨는데 그 중에 한 곳으로 결정!

별점을 신뢰해보기로 했다.

트립어드바이저 소개








문 앞에 섰을 땐 이렇게 허름한 곳에서 괜찮은 음식이 나올까 싶을 정도로 후져(?)보였는데

용기내어 들어가보니 사람들도 꽤 있고 분위기도 좋았다.

역시나 처음 받아든 건 일본어만 있는 메뉴판에 대부분 글만 있고 사진이 있다해도...

주문하고 싶지 않은 비주얼..극 사실주의 사진..


메뉴판만 쳐다보고 있으니 어디서 왔는지 물어보시며 영어 메뉴판을 건네주셨다.

영어도 못하기는 마찬가지지만 주문은 할 수 있었다!

마지막 날이니까 고기를 주문하고 나마비루 한 잔 이요!









고기와 야채를 바로 앞에 두고 주문이 들어오면 때마다 잘라서 철판에 구워주신다.









들어갈 엄두를 못낸 식당 안 쪽














맛있지만 왠지 양이 적으므로 후루룩 먹어치우고 야끼소바를 추가 주문했다

약간 퍼진 면을 좋아하는 나에겐 덜 익은 느낌이었으나 양념과 불 맛에 신나서 금세 먹어치웠다








둘러보니 유명인의 싸인인지 한 쪽 벽을 채우고 있는 싸인들.














축제기간이라 전통의상을 입고 다니시는 분들이 많았다.

(전통의상이라고 말하기엔 입는 사람들을 너무 많이봐서 그냥 생활복 같지만)








#2

기다리고 기다리던 후우링을 구입하기 위해 식사 전 들렀던 가게에 다시 찾아갔다. 

주로 그릇을 파는 가게였는데 가게 앞의 후우링 소리가 발길을 끌었던 곳.







여행 첫 날부터 사고 싶었지만 더 괜찮은 모양과 소리가 있을 것 같아

다카야마에서도 미루고 시라카와고에서도 미루다가 드디어 결심을 했다.

함께 나누고 싶었던 친구에게 줄 선물도 같이 구입:)







#3

날이 어두워지고 막차 시간은 다가오지만 아직 볼거리가 많은 것 같아서 좀 더 돌아다녀봤다.





























다리 위에 놓여진 구조하치만의 가로등







축제 기간이라 그런지 계곡 곳곳에 촛불이 놓여있었다.

사진에 잘 담진 못했지만 물소리와 함께 운치가 더해지는 기분이었다.

축제의 촛불이지만 나라에 있었던 여러가지 일들이 떠올라 밤바람에 일렁이는 촛불에 마음도 함께 일렁이는 밤.































멀리 보이는 구조하치만 성의 불빛



































구조 춤 축제 기간이라 그 날 모이는 장소에 가보고 싶었지만

시간이 늦기도 했고 많이 지쳐서 돌아가기로 했다.















시간이 짧기도 했지만 발길 닿는대로 다니느라 구조하치만에서 유명하다는 오래된 거리에서의 사진을 놓쳤다.

전통을 유지중인 소도시들을 거쳐와서 엄청 보고싶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못보고 가니 왠지 아쉽군.

잠시 지나가며 인증사진만 남긴다

(위험한 장면 아님. 가족들이 둘러앉아 얘기 중)








구조하치만의 맨홀 뚜껑도 살펴보고,







어둑해진 길을 따라 산 너머로 비치는 달빛을 받으며 역으로 향했다.








왜인지 고양이를 만나기가 어려웠던 여행








화장실 세면대... 손 말리는 것과 일체형..ㄷㄷ







#4

붉은색 단칸 열차가 도착했다. 매표소가 문을 닫은 시간이라 어떻게 타야하는지 여쭤보니

일단 타라고 하시며 기차 뒤쪽에서 직접 요금을 받아주셨다.

8시가 넘은 시간이라 창 밖으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으니 혼자 아무데나 잘 다니는 나도 왠지 좀 무서워졌다.


어찌 된게 히다 와이드뷰를 탈 때도 그렇고 경치가 좋은 기차를 타면 늘 어둠 뿐인가.

휴대폰케이스에 그려진 가오나시를 보니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나오는 기차 씬이 떠올라서 기분이 좋기도 했다.








그리고 여기저기 옮겨다니는 사마귀도 함께. 으으








나가라가와철도 영상 (블로그 동경베쯔니)

밝은 때의 기찻길

나도 볼 수 있겠지 하고 기대했는데 구조하치만에서 노느라 놓쳤다

다시 올 이유를 남겨두고 왔군







요란한 알림을 울리며 미노오타 역에 도착.

놀다가 늦게 도착할 것 같아서 역 바로 앞 숙소를 예약 해 놓은 과거의 나를 칭찬하며 9시 30분쯤 숙소로 들어갔다.














여행 5일만에 처음 들어가보는 현대식 숙소, 호텔.

늦은 시간에도 반갑게 맞아주신 직원분은 유창하게 영어로 안내해 주셨는데.. 눈치껏 알아들으며 체크인을 했다.








방바닥에 주저앉아 소지품을 늘어놓는게 아니라 어디다 올려놓으려니

뭔가 집 같아서 편하면서도 다 꺼내놓을 수는 없어서 애매했다.

꼭 어딘가에 올려 놓아야만 한다니 거 참.

역시 방바닥 체질인가

(요즘 자취하며 입식,좌식에 대해 고민중)









처음으로 공용 욕실이 아닌 개인 욕실을 사용하니 참 편하다 싶다가도

모든 방이 같은 침대에 같은 화장대에 같은 테이블로 꾸며진 공간에 있다고 생각하니 서글퍼졌다.

조금 낡은 건물이긴 했지만 깔끔하고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곳인데 여행 마지막 밤의 공간이 그렇게 낯설게 느껴질 수가 없었다.

낯설다못해 약간의 두려움과 불편함까지 올라오자 모든게 아무것도 아닌 것 처럼 느껴져서

일단 자고 내일 다시 생각보해보기로 했다.


원래 삐끗하면 뚝 떨어지는 성격이기도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지친 상태로 주변을 알 수 없는 컴컴한 시간에 도착해서 더 낯설게 느낀게 아닐까. 이런 변덕:-)


이런 와중에 조식을 먹을지 말지 한참을 고민하다 잠들었다.

마음은 늘 난반사에 방향을 잃지만 행동은 몇가지 안에서 선택해버릴 수 있다니 참.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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