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2/6 화요일
-결국 우도에서의 다른 일정은 모두 안녕을 고한 채 육지로 돌아왔다.
다시 종달리에 갈까 생각도 했지만 위쪽 해안을 모두 찍어보기로 했다. 룰루
세화-평대-월정-김녕-함덕
-이동하는 버스에서 처음으로 들를 세화의 식당을 알아봤다.
바람을 많이 맞았더니 계속 몸 상태가 좋지 않아서 양식이나 퓨전보다는 국물이 있는 한식을 먹고 싶었다.
찾아보다가 괜찮은 칼국수 집을 발견해서 갔으나 비정기 휴무일ㅋ
대신 그 옆의 밥집으로 갔다.
재연식당.
7천원의 엄마정식을 시키니 9첩 상이 차려졌다.
먹다보니 나 정도의 식사량으로는 반찬을 더 적게 달라고 해도 괜찮겠다 싶었다.
통통한 고등어구이 반 마리와 미역국 만으로도 밥 한 그릇을 먹을 듯 싶은데, 제육볶음에 배추쌈에 갖가지 밑반찬까지.
섬마을 음식이라 시골 특유의 맛과 비릿한 감은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한끼, 너무 든든하게 먹고 나왔다.
- 바람을 헤치고 좁다란 방파제를 따라 걸어나오니 세화해변이 나타났다.
해변가 치곤 아담한 편이라 생각했는데 옆으로 더 가보니 어선이 들어올 수 있는 작은 항구도 있는 곳이었다.
세화에서 평대리까지는 걸어서도 갈 만한 거리라 걸어가보기로.
걷다보니 올레길 표시끈이 보인다
바다가 보이면서도 건물은 잘 보이지 않고. 푸른 당근밭이 이어져 있다
왠지 좀 살 것 같다.
바람은 여전히 매섭지만 햇빛이 따뜻하고 눈 앞에는 푸른 바다와 하늘이 보이고
나는 풀이 가득한 길을 걷고 있다.
올레길을 제대로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돌연 나타난 모래길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제주는 어떤 모습일까
- 계속해서 걷다보니 평대리.
평대리는 해변가 바로 앞 건물들도 낮은 높이에 조용하고 깔끔한 인상이었다.
소박한 바닷가도 좋았지만 마을의 분위기도 참 좋았는데,
올레길이 마을을 관통하는 이유를 알 듯했다.
대수길다방의 바당초는 아쉽게도 쉬는 날이라 살 수 없었다..ㅠㅠ
들고 사진 찍기 아주 좋은 날씨였는데...
평일 낮 한적한 제주의 함정ㅋ
아 이때부터 카메라 줌렌즈가 35-50 사이에서 아주 멈춰버렸다.
제주에 내려 올 때 느닷없이 뻑뻑해지더니 결국 먹통이 되었다.
갈 길이 있기에 단념하고 걷기 시작했다.
계속해서 등장하는 당근 밭
- 다시 버스를 타고 내린 곳은 월정리.
월정리는.... 개인적으로 별로였다.
뭐랄까 너무 상업화된 해안가라 그런지.. 제주 속 월미도 같은 느낌이 들었다.
바다 바로 앞에 가게들이 있어서 휴가 때 편리할 것 같긴 한데 생각했던 모습이 아니라 당황스러워서
사진 몇 장만 찍고 필름을 갈아 끼운 뒤 바로 돌아나왔다
-다음으로 도착한 곳은 김녕해수욕장
김녕하면 미로공원이 먼저 떠올랐었는데 해안가만 보자면 김녕바다가 가장 좋았다.
(물론 삼양검모래해변과 하도 는 안가봤지만. 그리고 마음속 1순위는 늘 금능 해변이지만.)
해수욕장의 폭과 넓이도 컸고 현무암, 등대, 풍력발전기가 있는 경관도 멋졌다.
바다 자체도 너무 좋아서 셀카도 미친듯이 찍었다.
햇빛이 들 때면 옥빛으로 변하는 바다.
바람이 좀 덜 불었다면 한참을 가만히 앉아 시간을 보냈을텐데.
- 마지막으로 향한 곳은 함덕.
함덕 서우봉에서의 경관이 빼어나다는 이야기를 보고 함덕해수욕장 이전 정류장에 내려 걷기 시작했다.
조용하고도 새로운 장소들에 설레다가 생각보다 가파른 경사에 매우 당황했다.
그럴 수 없지만 발등과 정강이가 닿는 줄ㅋㅋㅋㅋ
그 다음 난코스는 정상 부근에서의 길 찾기..
원래 길치인 편이지만 멀쩡히 그려진 지도와 눈 앞의 길들의 방향이 너무 달라서 가늠하기가 힘들었다
다행히도 잘 찍어서 이상한 곳으로 가지 않았다!!
그리고 함덕 서우봉에 도착.
아마도 한라산이겠지
중산간은 오늘도 안개가 자욱하다.
요즘같았으면 바로 미세먼지라고 생각했을텐데....
2년 사이에 맑은 공기가 많이 소중해졌구먼
폰카라 한계가 있지만 그래도 열심히 찍어본다
하늘도 예쁘고 바다도 예쁘고 억새도 예쁘고 이들을 비추는 빛도 너무 예쁜데
모두 담아내는 게 너무 어렵다
사진은, 좋은데 어렵고
어려운데 알고 싶고
알아갈 수록 또 좋다
많은 것들이 그렇겠지.
12월의 카페 델 문도
끝까지 예쁘고 난리다
걸으면서 계속 뒤를 돌아본다
너무 추우니 카페에서 몸을 좀 녹이다가 공항으로 향했다
더운 날 춥다고 쓰려니
춥다는 단어에 도통 마음이 담기질 않는구나ㅋㅋㅋ
옛날 옛적 제주여행기록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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